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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0번 혈당 측정... '연속 혈당 측정기' 제대로 알고 쓰자 [인터뷰]
5분마다 혈당을 측정해 하루 300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속 혈당 측정기가 당뇨병 관리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기기는 '혈당 변이도'와 'TIR(목표 범위 내 시간)'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고, 합병증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혈당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도 연속 혈당 측정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속 혈당 측정기는 누가,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적일까?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서울성모병원)에게 연속 혈당 측정기의 작동 원리부터 적절한 사용 대상, 활용 빈도, 비용 효율성까지 상세히 물었다.
Q. 당뇨병 환자뿐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혈당 스파이크'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요?
혈당 스파이크는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당 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은 정상적입니다. 다만 당뇨병 환자분들은 인슐린 분비 기능이 떨어져 있고 근육량도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혈당이 더 급격히 올라갈 수가 있고, 또 쉽게 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죠. 그러면 산화 스트레스가 생기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연속 혈당 측정기가 나오면서, 전문적인 용어로 '혈당 변이도'라는 개념도 생겼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한 번 혈당이 확 오르는 것을 뜻한다면, 혈당 변이도는 그것을 수치화시켜서 하루 중 혈당의 변화, 즉 추세를 뜻하는 개념입니다.
과거 채혈 방식으로만 혈당을 잴 수 있었을 때는, 하루에 몇십 번을 잴 수는 없잖아요. 하루에 기껏해야 4번, 한두 번 재는 것도 어렵고요. 그러니까 하루에 한두 번 잰 걸 가지고 그 사람이 얼마나 혈당이 오르락내리락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연속 혈당 측정기는 5분에 한 번씩, 하루에 약 300번 혈당을 재는 겁니다. 혈당이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보이니까 평균 혈당, 혈당 변이도와 같은 개념이 만들어지게 된 겁니다. 환자분들도 자신의 혈당 패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죠.
Q. 어떤 당뇨병 환자들에게 연속 혈당 측정기를 처방하시나요?
일반적으로 인슐린을 많이 쓰는 분들은 상시적으로 하라고 돼있습니다. 인슐린을 많이 쓰니까 용량을 계속 조절해야 되고 저혈당도 많이 올 수 있고, 고혈당도 많이 오니까 당연히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당뇨병 약물을 새로 복용하게 됐거나 변경한 경우에도 약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또 더 적은 복용 양으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 처방할 수 있습니다.
또 저혈당이 자주 오는 환자나 혈당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도 필요한데요. 환자가 실제로 저혈당으로 인해 증상을 느끼는지, 아니면 다른 원인으로 저혈당과 비슷한 증상을 느끼는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고, 지나친 고혈당으로 인해 더 촘촘한 관리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지만, 혈당의 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처방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스테로이드 같은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약을 사용해야 되거나, 감염이 생기거나, 수술을 받는 등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일 때 혈당 변화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도 사용합니다. 환자 스스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사 조절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당화혈색소는 여전히 높은 경우, 연속 혈당으로 언제 혈당이 높은지를 찾아내서 생활 패턴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Q. 'TIR(목표 범위 내 시간)'이란 무엇인가요?
연속 혈당을 많이 검사하다 보니까 합병증을 예측하는 수치로 TIR(Time in Range, 목표 범위 내 시간)이라는 개념을 쓰게 됐습니다.
TIR은 혈당을 70~180mg/dL 사이로 유지하는 비율을 보는 개념입니다. 당뇨가 없는 사람은 대부분 이 수치 사이에서 혈당을 유지하기 때문에 보통 95~100%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제가 관리하는 환자분들 중에는 TIR이 0%인 분도 있습니다. 한 번도 혈당이 18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TIR 70% 이상을 목표로 유지하라고 권고합니다. 연구 결과 TIR이 70% 정도 되는 사람들은 당화혈색소 관리 목표인 7% 정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TIR이 높을수록 실제로 합병증도 줄어든다는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
Q. 연속 혈당 측정기와 기존 채혈 방식, 정확도 차이는 없을까요?
물론 정확도가 100%는 아닙니다. 채혈 방식의 검사가 사실은 더 정확하죠.
연속 혈당은 실제 혈액을 통해 혈당을 재는 것이 아니라 '간질액'으로 측정하게 됩니다. 팔에 작은 바늘을 넣어서 거기에 있는 간질액을 측정하기 때문에 실제 혈액을 통해 잰 혈당과 간질액을 통해 잰 혈당은 10~15분 시간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수치 자체도 차이가 있는데, 흔히 오차 범위라고 하는 것을 MARD 값이라고 표현합니다. 대개는 이 MARD 값이 10% 이하가 돼야 하고, 좋은 기기는 9% 초반대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그 값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고, 우리는 그 변화 패턴과 변동성을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연속 혈당 측정기, 착용이 불편하거나 아프지는 않나요?
지금은 기계도 많이 작아졌고,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발전하면서 부착하는 기술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주로 팔에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 작은 바늘이 피하로 들어가게 됩니다. 실제로 부착 시에는 거의 아픔을 못 느낍니다. 누군가 팔을 '탁'하고 치는 정도보다도 적은 통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붙여놓으면 대부분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샤워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수영을 하거나 너무 장시간 물에 있으면 접착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주 민감하신 분들은 피부 알레르기가 있어서 뗄 때 피부가 약간 붉게 돼 있는 분도 계시고 너무 가려워하는 분도 가끔 계시지만, 90% 이상은 큰 문제 없이 사용하게 됩니다.
Q. 연속 혈당 측정기, 비용이 부담은 없을까요? 얼마나 자주 사용해야 하나요?
기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하나에 약 10만 원 정도 하고, 2주마다 교체해야 하니까 한 달에 20만 원 정도 드는 거죠. 보험 적용이 일부 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 환자분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처방합니다. 혈당이 아주 안정적인 분은 1년에 한 번 정도만 달아드리고 2주 동안 본인이 학습을 하게 합니다.
또, 저는 '우등생 형'이라고 표현하는데, 한 번만 붙여주면 2주 동안 올바른 생활 패턴을 깨닫고 바로 수치가 좋아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2주만 사용하더라도 그 이후로 쭉 혈당이 좋아집니다.
조금 다른 유형으로 저는 '스파르타 형'이라고 부르는 환자입니다.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할 때는 혈당 관리를 잘하는데 떼고 나면 다시 안 좋아지는 분들도 계세요. 이런 분들은 3개월에 한 번 정도 처방합니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3개월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비용 부담이 있는 분들은 1년에 한 번, 조절이 잘 안되는 분들은 한 달 반에 한 번씩 처방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혈당 변화 패턴을 의사와 잘 상의해서 의사가 잘 알도록 하고, 거기에 맞는 약제 처방과 교육을 받으시되 본인에게 맞는 횟수를 의사와 잘 상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당뇨가 없는 사람도 '혈당 다이어트'를 위해 연속 혈당 측정기를 써도 될까요?
당뇨병을 보는 사람으로서 체중을 빼기 위해서 연속 혈당을 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사실은 의문이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이 기기를 잘 사용하면 약을 4개 먹을 걸 3개만 먹고도 조절할 수 있어서 오히려 비용 효과적입니다. 약 값을 덜 쓰게 되니까요. 이렇게 좋은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환자에게조차 경제성을 따지고 있는데, 당뇨가 없는 사람이 체중을 빼기 위해서 이렇게 비싼 걸 계속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인 것이죠.
물론 개인이 사용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나쁜 점은 없습니다만, 체중을 빼는 목적으로만 비추어지는 것은 전문가로서 보기에는 조금 과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당뇨가 없는 분들은 달아보시면 아시겠지만 혈당 변화가 그렇게 급격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로 비용 효율적이지가 않죠.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이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당뇨가 있고 조절도 잘 안되는 분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혈당 다이어트라는 표현을 쓰면서 꽤 적지 않은 비용을 쓰는 게 옳으냐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임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